“미슐랭 식당이라 믿었는데”
식품위생법 위반 21건 적발…
미세린, 위생 평가 기준 無
3년간 미쉐린 가이드 식당 17곳서 총 21건 위반
위생교육 미이수·영업 신고 등 행정적 위반 다수
일부 미승인 곤충 사용 적발
미쉐린, 공식 평가 기준 내 위생 항목 없어

미쉐린 가이드 세리머니 서울&부산 2026’ 행사가 열린 5일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에서 1스타로 선정된 쉐프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03.05. 뉴시스
세계적인 권위의 미식 평가 안내서 ‘미쉐린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국내 유명 식당들이 식품위생법을 위반해 무더기로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복된 적발에도 처분은 가벼운 수준에 그치고 있어 당국의 점검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미쉐린 가이드 등재 업체 17곳에서 총 21건의 식품위생법 위반이 적발됐다.
연도별로는 2023년 7건, 2024년 8건, 2025년 6건이었다. 적발된 업소는 명동교자, 광화문미진, 필동면옥, 금돼지식당, 합천국밥집, 권숙수, 밍글스, 익스퀴진, 광화문국밥, 바오하우스, 에빗, 야키토리온정, 아르프스튜디오, 이스트서울, 면서울, 에그앤플라워청담, 소수헌 등이 포함됐다.
유형별로는 ‘위생교육 미이수’가 7건(3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영업 변경신고 위반’ 5건(24%), ‘기준 및 규격 위반’(이물 혼입 등) 4건(19%), ‘위생적 취급기준 위반’ 3건(14%), ‘건강진단 미실시’ 2건(10%) 순이었다. 명동교자는 이물 혼입 등 기준 및 규격 위반으로, 광화문미진은 영업 변경신고 위반으로 3년 연속 적발됐다.
반면 행정처분은 대부분 시정명령이나 과태료 부과에 그쳤다. 과징금이 부과된 곳은 명동교자와 광화문미진 등 2곳뿐이었다. 식약처 특별사법경찰이 수사해 검찰에 고발·송치한 사례는 미쉐린 2스타 ‘에빗’이 식용으로 승인되지 않은 개미를 요리에 사용해 지난해 7월 서울서부지검에 송치된 건이 유일했다.
미쉐린 가이드의 공식 평가 기준에는 식품 위생 관리가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쉐린 가이드에 따르면 미쉐린 인스펙터(익명 평가단)는 ▲요리 재료의 수준 ▲요리의 완벽성 ▲조화로운 풍미▲요리를 통해 표현한 셰프의 창의적인 개성 ▲언제 방문해도 변함없는 일관성 등 5가지 보편적인 기준에 따라 레스토랑을 평가한다.
미쉐린 측은 “식품 안전 및 위생 관리는 각 국가의 관계 당국이 관련 법규에 따라 책임지고 관리하는 사항”이라며 “선정된 모든 레스토랑이 해당 법령과 규정을 철저히 준수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일반 외식업계 전반에서도 미승인 식용 원료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3년간 식용으로 승인되지 않은 곤충을 사용해 적발된 건수는 총 72건(일반음식점 61건, 식품제조가공업 11건)이다. 연도별로는 2023년 24건, 2024년 18건에서 2025년 30건으로, 지난해 적발 건수가 전년 대비 66.7% 증가했다. 일반음식점에는 시정명령 61건이, 식품제조 가공업에는 품목 판매·제조정지 5건, 영업정지 3건, 과징금 2건 등의 행정처분이 내려졌다.
서 의원은 “미쉐린 가이드 등재 업체에서조차 위생교육 미이수, 미승인 원료 사용 등 기본적인 위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은 식품안전 관리 체계에 사각지대가 있다는 방증”이라며 “식약처는 명성과 인기에 기대어 관리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고급 레스토랑에 대한 상시 점검 체계를 강화하고, 위반이 반복되는 업체에는 더 엄정한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